무열왕릉

선도산(仙桃山) 아래 나지막한 구릉의 송림(松林) 속에 자리잡고 있는 이 고분(古墳)은 신라(新羅) 태종(太宗) 무열왕(武烈王)(654∼661)의 능(陵)이다.
본명(本名)이 김춘추(金春秋)인 태종(太宗) 무열왕(武烈王)은 신라(新羅) 진지왕(眞智王)의 손자(孫子)이고, 이찬(伊飡) 벼슬을 하였던 용춘(龍春)의 아들로 탁월(卓越)한 정치력(政治力)과 뛰어난 외교술(外交術)로 삼국(三國)이 서로 패권(覇權)을 다투었던 삼국말(三國末) 혼란의 와중(渦中)에서 신라(新羅)를 지탱(支撑)케 하였다.

김유신(金庾信) 장군(將軍)의 뒷받침을 받아 진덕여왕(眞德女王)의 뒤를 이은 왕(王)은 삼국통일(三國統一)의 웅지(雄志)를 품고 당(唐)나라와 연합(聯合)하여 재위기간(在位期間)에 백제(百濟)를 멸망시킴으로써 통일대업(統一大業)의 기반(基盤)을 닦았으나 통일(統一)의 완성(完成)은 그의 아들 문무왕(文武王) 때에 이루어졌다.
능(陵)은 원형토분(圓形土墳)으로 둘레 110m, 높이 11m이며, 봉분(封墳)의 아래에는 자연석(自然石)으로 축대(築臺)처럼 쌓고 큰 돌을 드문드문 괴어 놓은 호석(護石)을 둘렀는데 지금은 괴어 놓은 큰 돌만 보인다.
이와 같은 호석구조(護石構造)는 경주(慶州) 시내(市內)에 있는 삼국시대(三國時代) 신라고분(新羅古墳)의 호석구조(護石構造)보다 한단계 발전(發展)한 형식(形式)이다.
능(陵) 앞 비각(碑閣)에는 국보(國寶) 제25호로 지정된 신라(新羅) 태종무열왕릉비(太宗武烈王陵碑)가 있는데, 당대(當代)의 문장가(文章家)로 이름난 왕(王)의 둘째아들 김인문(金仁問)이 비문(碑文)을 지었다고 한다.
비신(碑身)은 없어지고 비신을 받치고 있었던 귀부(龜跌)와 비신(碑身)의 머리를 장식(裝飾)하였던 이수(이首)만이 남아 있다.
목을 길게 내밀고 등이 육각형(六角形)의 귀갑(龜甲)으로 덮인 거북의 모습이 사실적(寫實的)으로 웅건(雄健)하게 조각(彫刻)된 귀부(龜跌)와 좌우 모두 여섯 용이 몸을 틀고 여의주(如意珠)를 다투는 형상의 생동감 넘치는 이수(이首)는 통일신라(統一新羅) 초기(初期) 석조예술(石造藝術)의 높은 경지(境地)를 보여주는 대표적(代表的)인 걸작(傑作)이다.